예수님의 메시아 계보에 등장한 네 명의 인물 가운데 다말, 라합, 룻까지는 살펴보았습니다. 이제 마지막 네 번째 여자 밧세바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이들 네 사람 모두가 이스라엘의 율법 기준으로 볼 때 흠결이 큰 여자들입니다.
시아버지 유다를 유혹하여 아들을 낳은 다말(창 38:29), 기생 출신 라합(수 02:01), 모압에서 시어머니 나오미를 따라 베들레헴으로 온 과부 룻(룻 01:04), 오늘 말씀에서 다윗 왕과 추문을 일으킨 밧세바(삼하 11:04) 다 흠결 있는 여자들입니다.
이런 여자들은 메시아의 계보에 굳이 소개할 필요가 없는데도 소개합니다. 메시아 계보에 남자들도 때로는 이름을 생략하는 예가 있기 때문입니다. 메시아 계보를 기록한 마태복음 01:08 절에 요람 (여호람)은 웃시야를 낳았다는 말이 나옵니다.
그러나 요람과 웃시야는 부자(父子)간이 아닙니다. 이 두 왕 사이에 실제는 아하시야(왕하 08:26), 요아스(왕하 12:01), 아마샤(왕하 14:01) 등 세 대의 왕 이름이 생략되어 있습니다. 이와같이 불명예스러운 네 여자의 이야기는 성경 기자가 얼마든지 지혜롭게 처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도 기록하였습니다.
무엇 때문입니까? 하나님은 사람의 허물을 통해서도 일하시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통한 구원역사는 세상 기준을 뛰어넘는 놀라운 신비와 진리가 들어있습니다. 특히 오늘 살펴볼 다윗 왕과 밧세바의 이야기는 도덕과 윤리의 관점에서 보면 분명 욕 들어 먹을 일입니다. 그런데도 성경은 기록하였습니다. 그래서 말씀의 제목을 「믿음으로 메시아의 조상이 된 밧세바」로 정하고 본문을 강론하겠습니다.
1. 밧세바가 다윗을 만나기까지의 과정입니다. |
02 저녁때에 다윗이 그의 침상에서 일어나 왕궁 옥상에서 거닐다가 그곳에서 보니 한 여인이 목욕을 하는데 심히 아름다워 보이는지라.
다윗이 왕이 된 지 20년쯤 되었을 무렵입니다. 아마 50대 초반일 것 같은데, 이스라엘은 암몬과 1년 가까이 전쟁하는 중입니다. 그러다 겨울을 맞자 다윗은 추위와 겨울에 내리는 비를 피해 예루살렘 성, 즉 다윗성으로 돌아왔고 군대도 일부 철수하였습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나 봄이 되자 다시 전쟁을 시작했습니다. 이미 전쟁은 이스라엘의 승리로 기울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군대가 암몬의 수도 랍바를 포위했기 때문입니다. 다윗이 직접 군대를 끌고 전쟁터로 나갈 필요가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자신의 오른팔 격인 요압 장군에게 전권을 맡기고 자기는 왕궁에서 휴식하였습니다.
당시 더운 지방 사람이 그리하듯 다윗이 따뜻한 봄날 늦은 오후에 잠을 자고 일어났습니다. 02절은 저녁때쯤으로 나오는데 오후 3시 이후의 시간입니다. 다윗이 이런 잠을 잔 일을 놓고 전쟁 중에 영성이 풀려서 잤다는 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의 낮잠은 한낮의 더위를 피하기 위한 풍습이기 때문입니다. 잠에서 깬 다윗은 왕궁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저녁녘에 불어오는 바람을 쐬며 산책하기 위함인데 다윗의 일상생활 한 부분입니다.
여기서 다윗성의 규모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왕이 거하는 이 성은 해발 750m의 예루살렘 고원 지대에 원주민 여부스족이 축성하였습니다. 규모가 크고 위치도 좋은 이 성은 지리면에서 서쪽으로 티로포에온 계곡이 있고, 남쪽으로는 힌놈의 골짜기가 있으며, 동쪽으로는 기드론 골짜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의 철통 방어 요새로서 약 2천 명의 주민이 거주하였습니다. 외적의 침입을 대비해서 세운 건물이다 보니 여호수아 정복 전쟁 때 유다 지파도 이곳만큼은 완전히 점령하지 못하고 그대로 두었습니다.
그 후 다윗이 이스라엘 왕위에 오른 뒤 이 성을 정복하여 다윗성으로 불렀습니다(삼하 05:09). 문제는 왕궁 옥상에서 보면 멀리 탁 트인 시야와 경관이 좋은 데다 인근 주민의 집 안마당까지도 잘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과연 좋은 일일까요?
02절을 보면 왕궁 옥상에서 내려다보이는 어느 집 마당 우물가에서 한 여자가 목욕하고 있습니다. 그러자 다윗이 사람을 보내 누구인지 알아보라고 했습니다.
03 다윗이 사람을 보내 그 여인을 알아보게 하였더니 그가 아뢰되 그는 엘리암의 딸이요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가 아니니이까 하니.
엘리암의 딸이요 우리아의 아내 밧세바라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우리아는 헷 족속 출신으로 이스라엘의 용맹한 장수 37인에(삼하 23:39) 드는 장군입니다. 현재 다윗성에 들어와서 근무 중인데 곧 전쟁터로 나갈 계획입니다. 밧세바(בַּת־שֶׁבַע 대상 03:05 밧수아). 그의 할아버지 이름이 아히도벨인데 한때는 다윗의 모사로 중용(重用)되었던 인물입니다. 이로 보아 밧세바는 명문 집안 출신으로 봐도 됩니다.
2. 다윗이 공권력으로 밧세바를 취합니다. |
04 다윗이 전령을 보내어 그 여자를 자기에게로 데려오게 하고 그 여자가 그 부정함을 깨끗하게 하였으므로 더불어 동침하매 그 여자가 자기 집으로 돌아 가니라.
여기서 한 번 생각하고 넘어가겠습니다. 밧세바가 왜 왕궁 옥상에서 보면 훤히 보이는 안마당에서 목욕하느냐입니다. 물론 목욕은 해야겠지요? 그러면 얼마든지 벗은 몸이 안 보이도록 몸가짐을 조심해서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굳이 그런 식으로 일부러 노출해가면서 목욕하느냐입니다. 다윗이 오후 늦게 옥상에서 산책하며 거니는 모습을 얼마든지 보았을 것 아닙니까?
내 집이라도 위에서 보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젊은 여자가 미모 자랑하듯 그렇게 목욕하는 것은 왕을 유혹할 의도가 다분히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고대 근동 지방에서의 주거 형태로 보아서입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저의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집 안마당 우물에서 목욕하는 것은 보통 있는 일이며 그럴 경우는 지붕 위에서 이웃집을 내려다보는 행위는 금기 사항입니다. 그러나 밧세바에 대한 말씀을 준비하는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현재 다윗의 왕궁에서 그 아래를 볼 때 느낄 수 있는 생각입니다.
계속 밧세바를 비평하는 관점으로 보겠습니다. 왜 왕 앞에 불려갔을 때 거절 의사를 강하게 밝히지 않았느냐? 에 대한 일입니다. 권세 넘치는 왕 앞입니까? 그럴지라도 할 말을 하는 것이 이스라엘 유다 지파 명문 집안 출신 여자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입니다.
중요한 것은 밧세바에 대해 성경은 한 번도 그 죄를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 과정이 어떠하였던 밧세바는 다윗보다 을의 위치였기 때문입니다. 왕조 국가에서 백성은 왕의 소유물과 같습니다. 왕의 명령이면 무조건 복종인 사회에서 다윗이 권력의 힘으로 밧세바를 취하였으니 이는 권력형 비리입니다. 비리는 흔적이 남습니다.
05 그 여인이 임신하매 사람을 보내 다윗에게 말하여 이르되 내가 임신하였나이다 하니라.
그 여인이 임신하매. 다윗이 뿌린 죄의 열매가 나타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이처럼 인간이 범한 죄는 번식력이 강하여 그 열매를 맺습니다. 이에 밧세바가 다윗에게 사람을 보내어 자기가 임신하였다고 연락합니다.
당시의 법은 간음하는 자들은 사형에 처하기 때문입니다(레 20:10). 밧세바는 남편이 율법의 규정을 따라 자기를 돌로 쳐 죽일 줄 알고 왕에게 해결책을 세워달라고 통보한 셈입니다. 이로 인해 믿음의 사람 다윗이 일을 수습하려다 더 큰 죄를 짓습니다.
다윗이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아 장군을 전쟁터에서 불러 위로하면서 특별휴가를 주어 집에 가서 아내와 즐겁게 지내게 했습니다. 밧세바의 태에서 자라는 아이를 우리아의 씨로 위장하려는 계략입니다. 그런데 충신 우리아는 집에 가지 않고 왕궁 문에서 밤을 새웠습니다. 이에 다윗이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묻습니다.
11 다윗에게 아뢰되 언약궤와 이스라엘과 유다가 야영 중에 있고 내 주 요압과 내 왕의 부하들이 바깥들에 진 치고 있거늘 내가 어찌 내 집으로 가서 먹고 마시고 내 처와 같이 자리이까?
다윗은 1차 계획이 실패하자 2차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날 밤 다윗은 우리아를 먹고 마시고 취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면 아내가 보고 싶어 집으로 갈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우리아는 집으로 가지 않고 병사들과 함께 밤을 지냈습니다. 결국, 다윗은 우리아를 전쟁터로 보내어 죽게 하였습니다.
믿음으로 메시아의 조상이 된 시리즈 첫 시간 다말 때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하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오늘 말씀이 다윗과 밧세바의 일을 놓고 이 일이 선한 일인가? 악한 일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믿음으로 메시아의 조상이 된 관점에서 밧세바를 오늘 살펴보고 있습니다.
3. 밧세바는 믿음으로 메시아의 계보에 이름을 올립니다. |
왕상 01:39 제사장 사독이 성막 가운데에서 기름 담은 뿔을 가져다가 솔로몬에게 기름을 부으니 이에 뿔 나팔을 불고 모든 백성이 솔로몬 왕은 만세수를 하옵소서 하니라.
다윗은 자기의 계획대로 우리아 장군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 즉시 밧세바와 혼례를 올렸으며, 밧세바는 임신했던 그 아들을 낳았습니다(27). 중요한 것은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라는 말씀입니다.
이에 하나님께서 예언자 나단을 다윗에게 보내어 다윗을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그리고 그 죄에 대한 대가로 큰 재앙이 임할 것을 선언하였습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밧세바가 낳은 아이를 치심으로 죽을병이 되었습니다.
다윗은 이 아이를 살려보려고 하나님 앞에 간절히 매달리며 금식의 자리에까지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일주일 만에 병으로 죽고 말았습니다(12:18). 밧세바의 일로 다윗은 평생을 통회하는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다윗이 쓴 시편 51편을 보면 이런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그에게 왔을 때.
시 51:11 나를 주 앞에서 쫓아내지 마시며 주의 성령을 내게서 거두지 마소서 12 주의 구원의 즐거움을 내게 회복시켜 주시고….
다윗의 심정을 읽을 수 있는 구절입니다. 다윗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쫓겨날 사람으로 인정합니다. 그리하여 회개의 사람으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불의한 일로 태어난 아들은 죽었지만, 통회 후에 하나님께서 새 아들을 주셨습니다(삼하 12:24).
이 아들이 다윗의 위를 물려받은 지혜의 왕 솔로몬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죄를 지었으면 무서운 일입니다.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죄에 대한 회개의 필요입니다. 오늘 말씀에서 중요한 부분이 무엇입니까? 솔로몬이 메시아의 계보를 이어가느냐입니다. 다윗이 나이가 들어 임종할 때가 가까워 왔습니다.
칠십 세가 되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나이로는 별 것 아니지만 당시로는 고령입니다. 그런데 아도니야가 왕이 되려고 병력까지 준비하였습니다(왕상 01:05). 아도니야가 누구입니까? 다윗이 통합 이스라엘 왕으로 등극하기 전 헤브론에서 학깃으로부터 낳은 아들입니다.
다윗의 아들 중 서열로는 네 번째입니다. 위로 첫째 아들 암논이 있고 셋째 아들 압살롬이 있는데 이들은 악한 일과 반역을 한 일로 일찍 죽었습니다. 따라서 둘째 아들 아비가일이 낳은 길르압이 장남 역할을 합니다.
분명 길르압은 다윗의 후계자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위치에 있지만 조용하게 지냅니다. 다윗이 일찍 솔로몬을 후계자로 지목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30대 후반쯤 되는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이 되려고 일어났습니다.
아도니야는 외모도 뛰어난 데다 아버지 다윗이 한 번도 자기를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기 때문에(왕하 01:06) 마음에 욕심이 크게 들어간 것 같습니다. 아도니야의 입장에서 둘째 형 길르압은 조용하게 지내고, 솔로몬은 자기보다 한참 어리기 때문에 왕권에 대한 욕심이 들어갈 만은 합니다.
그러나 아무리 욕심이 생겨도 이미 다윗의 뜻이 솔로몬에게 있는 이상 함부로 나서면 역모가 됩니다. 그래서 일종의 쿠데타를 일으켰습니다. 현직 군부의 최고 실세인 요압 장군과 제사장 아비아달을 포섭하여 자칭 왕이 되었습니다. 이때 나단 선지자가 솔로몬의 어머니 밧세바를 찾아가서 의논합니다.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다는 말을 들었습니까? 왕은 이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제 당신과 아들 솔로몬의 생명을 구하고 싶으면 내 말을 따르십시오. 지금 바로 다윗에게 가서 솔로몬을 후계자로 선포해 달라고 하십시오.
그러면 솔로몬이 바로 왕이 됩니다. 나머지 일은 알아서 처리하겠습니다. 이에 다윗에게 간 밧세바가 자초지종을 설명하자 다윗이 즉시 제사장 사독과 선지자 나단과 브나야를 왕위 옹립 위원으로 선정하고 솔로몬을 기름 부어 후계자로 세웠습니다(왕상 01:32~34).
오늘의 말씀을 맺습니다. |
밧세바는 솔로몬을 통하여 메시아의 계보가 이어져 가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한때는 가나안 원주민 우리아의 아내이었지만 진작 자기는 유다 가문에 머물기를 원했고 마침내 다윗을 통하여 아들이 신령한 가문에 참여하였습니다.
분명한 것은 밧세바가 메시아의 계보에 이름을 올렸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사모하는 자 침노하는 자에게 신령한 복을 주십니다. 솔로몬이 다윗을 이어 왕이 된 일에 최고의 역할을 한 자가 누구입니까? 미래를 내다보며 예언 사역을 한 나단 선지자입니다.
나단은 하나님의 뜻과 다윗의 뜻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의 말년에 아도니야가 왕 행세를 하자 밧세바와 더불어 그 반란을 대처하였습니다.
다말과 라합과 룻과 밧세바 이 네 여자가 예수님의 족보에 들어간 배경이 흠과 약점이 이스라엘의 율법으로 볼 때 매우 큽니다. 그런데도 여과 없이 그대로 사건과 이름을 자세하게 밝힙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람은 세밀하게 검증(檢證)하면 모두가 흉악한 죄인이라는 뜻입니다. 성경은 그런 사실을 감추지 않고 들추는 것은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고,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로 쓰임 받음을 보여주기 위함입니다.
밧세바를 통해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아무리 흠이 많고 연약한 사람도 하나님이 용납하시면 잘 쓰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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