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들 이바구/마음이 찡하는 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작은 딸 한나야!

복을받는 교회와 나 2010. 9. 1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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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작은 딸 한나야!

첫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난 지 엊그제 같은데 돌아보니 벌써 30년이네. 교회 안의 폐백실, 휴게실 그리고 식장의 걸린 사진들을 보니 정말 예쁘게 자라주었구나.

두혁이와 함께하는 복된 결혼을 축하한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신령한 은혜가 넘치는 복된 가정이 되어라. 아빠는 언제나 늘 네 곁에서 든든한 후견인으로 있을 것이다.


근데 한나야! 사역자의 아내가 되어 살아갈 사모의 길이 그렇게 만만한 길은 아니란다.
혹 내가 왜 이 길을 택했는가를 탄식하며 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되돌아 갈 수 없는 길임을 명심하고 탄식과 눈물을 거두어라. 그래서 사역자의 아내로서 겪는 시련과 고난은 인생의 길동무처럼 여기면 심령이 편할 것이다.

  

나의 예쁜 작은 딸 한나야. 어렵고 슬픈 일을 만날지라도 당당하게 살아라. 의기소침하지 말고 아름답게,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살면 좋겠거든. 

가끔은 사역자 아내의 무게를 감당하기 힘들 때도 있을 것인데 그럴 땐 언제나 아빠가 곁에서 성원하고 있음을 생각하고 이겨나가렴.

사역자 아내의 길은 세상의 관점으로 보면 외로운 눈물의 길이다. 이럴 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엄마처럼 만 하면 된다. 엄마야말로 너의 걸어갈 갈 길을 먼저 걸어간 사모의 선배 아닌가?

 

한나는 어릴 때부터 엄마의 길을 보아 왔고 사모의 교육도 받았으니 잘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가정생활에선 너의 지나친 자존심과 고집으로 두혁이를 대하지 말라.
너는 두혁이의 돕는 배필로 선택함을 받은 위치이기 때문이다(창 02:18).
가끔 두혁이의 부모님이나 가족, 그리고 친구들이 방문하거든 밝은 표정으로 정성껏 대접을 하여라. 그러면 두혁이가 너를 천국의 보배처럼 여길 것이다. 행복한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고 격려하며 살아가는 법이다.

 

한나야. 지금 이 순간 아빠의 마음은 한나를 살얼음판에 내어 놓는 것만 같구나. 너를 아빠의 그늘에서 내 놓아야 하는 현실인데도 실감이 나지 않네. 

다행인 것은 멀리 떨어지지 말고 가까운 곳에 살았으면 하는 아빠의 바람처럼 삼방동 동원아파트 106동 1310호에 둥지를 트니 다행이구나. 그래도 가슴 한 구석이 휑하니 뚫리는 것 같은 허전함과 코끝의 찡함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한나의 희로애락 모두를 안아주던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한 가정의 주부로서 살아갈 한나, 대견스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그러나 듬직한 두혁이의 모습을 보니 마음이 놓인다. 이제부턴 엄마가 맛난 음식 만들어 놓고 부르거든 두혁이와 단숨에 달려오너라. 엄마와 의논을 하였다. 자주 부르자고. 그래서 한나를 위로해 주자고. 한나가 알듯이 이 식장에 있는 언니의 결혼도 내가 얼마나 많이 반대를 했던가?

 

한나에게도 두혁이와의 결혼을 많이 반대한 것을 이해하고 용서해라. 각자가 남편감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역자의 길을 간다고 해서 반대한 것이다. 나의 딸들만은 그 특별한 고난의 길을 가는 것을 원치 않고 그저 평범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랐던 아빠의 욕심이랄까?

제부턴 두혁이와 더불어 이루는 가정을 잘 가꾸고 지키렴. 내 사랑하는 두혁아. 하나님의 예정 속에서 만난 한나를 매사에 연약한 여자임을 항시라도 잊지 말거라. 

 

기대치와 눈높이도 낮추고 말이야. 오직 긍휼한 마음으로 바라보면서 약함을 보완해 주는 삶을 살게나.  그래야만 가정이 편한 법이다. 주님 나라를 위한 가슴의 비전을 이루기 위하여 한 치도 곁눈질 말고 주님과 그 십자가를 바라보게(히 12:02). 

내가 두혁이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는 지 살아가면서 알게 될 것이다. 한나와의 결혼을 축하한다. 행복을 가꾸는 일에 삶의 에너지를 기울이게.  

마지막으로 한나야. 이 결혼 예식의 주례를 하게 됨을 아빠도 기쁨으로 여긴다. 영육간의 새 힘으로 강건하여라. 주님의 기뻐하는 딸이 되어라.

 

2010년 9월 11일. 한나를 사랑하는 아빠.